24. 7. 8. 소중한 천사들이 우리에게 찾아왔다.
2023년 가을이 끝나갈 무렵, 우리는 임신을 알게 되었고 차분히 산부인과를 찾아가서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뜻밖의 결과를 들었다. 쌍둥이란다. 정말이지 크게 놀랐다. 놀란 나머지 '의사 선생님이 장난치시는 건가?' 싶기도 했다. 쌍둥이 임신은 보통 유전이력이 강하게 작용한다고 했다. 하지만 와이프네 집도 우리 집도 쌍둥이는 단 한 명도 없었으며, 특히나 우리 집은 손이 귀한 집이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놀랬다.
하지만 금방 적응했다. 초음파 사진을 받아도 하나를 보는 것보단 둘을 보는 게 훨씬 다채로웠고 신기했고, 그 안에서 또 서로 차이가 나서 더더욱 신기했다. 때마침 성별도 남녀 한 명씩이라고 했다. 마냥 행복했다.
하지만 와이프가 몸이 튼튼한 편이 아니었기에 약간 걱정도 되는 게 사실이었다. 저 몸에 아기가 둘이나 들어있다니..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와이프가 잘 버텨주었다. 쌍둥이는 조기출산도 많다고 하였는데, 와이프는 잘 버텨주었고 결국 36주 6일 만에 아이들이 태어나게 되었다. 뚜밥(선빈)이는 2.75kg, 뚜비(준서)는 2.17kg로 작게도 태어났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꼬맹이들과 처음 만난 날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대학병원에서 낳은지라 바로 면회가 불가했고 낳고 나서 조금 있다가 면회를 갔는데, 정말 인형 같은 아이들이 누워있었다. 우리 아기들이란다. 머리로는 아이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직접 보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가뜩이나 작은데 쌍둥이라 옆의 아기들보다 좀 더 작았다. 잘 버텨줘서 너무너무 안쓰러웠고 고마웠다. 그 와중에 뚜비(준서, 오른쪽)는 뭐가 궁금한지 눈을 자꾸 뜨려고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꼬맹이들 성향이 어릴 때부터 그대로 보인 것 같다. 뚜밥(선빈, 왼쪽)이는 잘 먹고 누워서 미동도 안 하고 잤고(지금도 잘 먹고 잘 잠), 뚜비(준서, 오른쪽)는 이때부터 눈을 뜨려고 하고 이리저리 움직여보려고 했다(뱃속에서부터 지금까지 쭉 활발함).
정말 실감이 안 났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가끔씩 내가 이 아이들의 아빠라는 게 믿기지 않을 때가 있는데, 저 때는 정말 더했겠지.
면회는 15분 정도 이루어지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두 번 정도 볼 수 있었는데, 입원해 있는 동안은 이 시간을 내내 손꼽아 기다렸다. 연예인을 본다면 이런 느낌일까, 눈으로도 담아야 하고 카메라로도 열심히 담아야 하는 정신없는 시간이었다. 정말 너무너무 안아보고 싶었다.
그런데 퇴원이 가까워져서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꼬맹이들이 정해진 날에 퇴원을 못하고 NICU(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할 것같다고 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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